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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사람의 보통일상

세상과 연결된 단 하나의 다리 무섬마을 - 경북 영주

by 수비니 2024.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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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주에 있는 무섬마을이라는 곳에 다녀왔다.
무섬마을은 낙동강의 지류인 내성천(乃城川)이 마을 동쪽을 제외한 3면이 강물이 휘돌아 흘러 마치 섬 같은 곳인데
풍수학상으로는 연꽃이 물에 떠 있는 형상이라 하여 길지(吉地) 중의 길지라고 한다.  
갈 땐 몰랐었다.  갔다 오고 나서 검색해 보니 길지중의 길지라고. (얻어걸림ㅎ)
마을의 3면이 강이라 마을과 세상을 연결해 주는 것은 폭이 무척 좁고 길이가 긴 다리 하나가 유일하다. 
사실 무섬마을은 이 다리 때문에 더 유명한데, 보기에는 놀이공원 마냥 재밌어 보이지만 막상 건너려고 하면
다리의 폭이 굉장히 좁고 은근히 높이가 있는 데다가 밑에는 강물이 흐르고 있어서 굉장히 무섭다. 
처음에는.
 

여기 처음 건너는 이 지점이 마의 구간이다.

 
마을과 가까운 다리일수록 높이도 낮고 강물이 아닌 땅 위에 있어 무섭지 않은데, 저 마(魔)의 구간을 건너다가
정말 한순간 발 한번 잘못 헛디디면 물에 풍덩 빠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린다. 
아니나 다를까 다리를 건너던 사람들의 비명소리가 간간이 들리긴 한다. 
강물은 그렇게 깊지는 않았다.  어른 가슴높이 정도의 깊이였지만 
겨울이라 얼음장 처럼 차가운 강물이 더 공포스럽게 느껴진 것일 수도 있다. 
만약 여름에 갔으면 물에 빠져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원해서 오히려 좋아라고 할 수도. 

마을과 가까운 쪽의 다리

 
마을과 가까운 쪽의 다리는 이렇게 높지도 않고 강물이 아니라 땅 위라서 뭔가 재밌기도 했다. 
생각보다 다리가 굉장히 길다. 
옛날에는 저 다리로 물건을 나르기도 하고 상여행렬이 지나가기도 했다니 정말 놀라웠다. 
마을로 들어가면 마을 전체가 고택과 정자로 이루어져 있고 고택에서 숙소도 운영한다. 
마을은 모두 48 가구이고 전통 가옥이 38동, 16동은 100년이 넘은 조선후기 사대부 가옥이라고 한다. 
또 몰랐는데 문화재로 지정된 고택도 있다고 한다. (검색해서 알았음)
2013년 8월에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김규진가옥(金圭鎭家屋), 김위진가옥(金渭鎭家屋), 해우당고택(海遇堂古宅) 등등.
김 씨 가옥이 많네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맞다. 
반남박 씨와 선성김 씨 집성촌이라고 한다. 
 

멀리서 보니 신비로운 다리와 마을

 
신기한 것이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처음 다리를 건널 땐 정말 너무 무서워서 후들후들 떨면서 거의 앉다시피
자세를 낮춰서 조심조심 건넜는데, 마을 구경을 다 하고 나올 때가 돼서 건너는데 처음 건널 때처럼 그렇게 무섭지 
않았다는 거다.  저 마을에 살면서 저 다리를 건너는 일이 일상이 된 마을 사람들은 그냥 눈감고도 건널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멀리서 보니 오로지 다리 하나로 연결된 마을이 비밀스럽고 신비로워 보였다. 
 
담력테스트 해보고 싶은 분들은 한번 들르시길. 
고요하고 멋스러운 고택투어는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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