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달동안 태아가 자라는 과정
출산은 산모와 태아의 목숨이 달려있는 일이었기 때문에 한의학에서는 일찍이 산과(産科)를 중요하게 다뤘습니다.
동의보감에서도 열 달 동안 태아가 어머니의 뱃속에서 자라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는데,
태아의 성별이 정해지는 시기, 그리고 오장육부가 생기는 시기등을 다음과 같이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열달동안 태아의 성장 과정
12 경맥 중 월경과 모유를 주관하는 수태양경맥과 수소음경맥을 제외한 열 가지 경맥이 30일씩 태아를 기르는데
관여를 합니다.
임신 1개월째
족궐음경맥이 태아를 기릅니다.
아버지의 정(精)과 어머니의 혈(血)이 충맥(衝脈)의 기운에 의해 9일동안 쉬지 않고 돌면서 음양(陰陽)이 화합되고
검은 것과 누른 것이 서로 싸여 겉보기에는 마노에 실 감은 것 같이 되는데, 그 속은 비었고 달걀 노른자위에 생긴 구멍과
비슷한 한개의 구멍이 생깁니다.
둥글게 생긴 겉은 기가 뭉쳐 태반이 되고 점점 두꺼워져 미음과 같은 것이 위에 덮이며 두 겹의 막이 생깁니다.
태반 가운데 구멍이 생기고 정혈이 변화하여 9일이 지나고 또 9일이 지나 27일 한달 정도 지나면 구멍이 엉겨 한 개의
이슬방울 처럼 됩니다.
그 후 태극이 동하여 양(陽)이 생깁니다. 하늘이 처음으로 수(水)를 낸 것이므로 이것을 배(胚)라고 합니다.
첫달에는 월경이 없어지고 음식 먹는 것이 평소와 조금 다를 뿐이므로 임신이 되었는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임신 2개월째
족소양경맥이 태아를 기릅니다. 임신 2개월째 태극이 정하여 음을 생하고 땅이 두 번째 화(火)를 낸 것이므로 이슬방울
같은 것이 붉은 색으로 변하여 복숭아 꽃술같이 됩니다.
이 시기에 구역질을 하며 신 것을 먹고 싶어 하면 임신이 확실합니다.
한 가지 음식을 치우쳐 먹는 것은 장기가 허약해졌기 때문입니다.
임신 3개월째
수삼주맥이 태아를 기릅니다. 임신 100일째 되는 사이 태아에게 남녀 구별이 생기는데 태극의 건도는 남자, 곤도는
여자가 됩니다.
이 시기 태아의 모양은 멀건 콧물 속에 흰 베천과 비슷한 것이 사람모양으로 되며, 코와 생식기가 먼저 뚜렷이 구별되고,
몸체를 갖추게 됩니다. 이를 태(胎)라고 합니다.
이 시기는 유산하기 쉬우므로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임신 5개월째
족태음비경맥이 태아를 기릅니다. 화(火)의 정기를 받아 음양의 기가 생기고 털이 나오고 힘줄, 뼈, 팔다리가 생깁니다.
임신 6개월째
족양평위경맥이 태아를 기릅니다. 금(金)의 정기를 받아 힘줄, 입, 눈이 생깁니다.
임신 7개월째
수태은폐경맥이 태아를 기릅니다. 목(木)의 정기를 받아 뼈, 피부, 털이 생깁니다. 또한 정(精)이 생겨 왼쪽손을
움직이게 됩니다.
임신 8개월째
수양명대장경맥이 태아를 기릅니다. 토(土)의 정기를 받아 피부가 생기고, 몸체, 골격이 자라며 9규(九竅)가 생겨납니다.
또한 신장이 생겨 오른쪽 손을 움직이게 됩니다.
임신 9개월째
족소음신경맥이 태아를 기릅니다. 석(石)의 정기를 받아 피부, 털, 뼈마디가 완전해집니다.
임신 10개월째
족태양방광맥이 태아를 기릅니다. 충분한 기를 받아 오장육부가 다 통하고 천지(天地)의 기를 단전에 받아들여
뼈마디와 신기(神氣)가 다 갖추어져 비로소 낳게 됩니다.
아들인가 딸인가 알아내는 방법
전통사회에서는 남아선호사상이 강했으므로 임신했을 때 태아의 성별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오늘날 같이 의술과 의료장비들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임산부에게 나타나는 여러 가지 특징으로 태아의 성별을
추측했는데, 동의보감에서도 임신중 태아의 성별이 아들인지 딸인지 알아내는 방법을 싣고 있습니다.
아들인가 딸인가 알아내는 방법
임산부의 배를 만져보아 술잔을 엎어 놓은 것 같으면 아들이고, 팔꿈치이나 목같이 울퉁불퉁하면 딸이다.
임산부의 왼쪽 젖에 멍울이 있으면 아들이고, 오른쪽 젖에 멍울이 있으면 딸이다.
임산부를 남쪽으로 걸어가게 한 후 뒤에서 불러보아 왼쪽으로 머리를 돌리면 아들이고, 오른쪽으로 머 리르 돌리면 딸이다.
남자 태아는 어머니 뱃속의 왼쪽에 있어 왼쪽이 무겁기 때문에 무거운쪽을 보호하기 위해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고,
여자 태아는 어머니 뱃속의 오른쪽에 있어 오른쪽이 무겁기 때문에 무거운 쪽을 보호하기 위해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는 것이다.